한국인의 일본회사 서바이벌_ 월례회는 무엇인가?

안녕하세요, 2018년 4월에 유학비자로 홋카이도 삿포로에 와서 삿포로랭귀지센터에서 1년 6개월동안 일본어 공부를 한 후 2019년 10월 1일부터 일본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일본직장인78 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일본회사는 7개의 본부가 있습니다. 본부마다 처리하는 업무가 다르듯 각각의 분위기도 다른데요. 각각의 색깔을 나타내는 행사도 가지각색으로 진행이 됩니다.

제가 속한 본부에서는 한 달에 한번 월례회(月例会)라는 걸 진행합니다.

월례회라는 명칭만 듣고는 월에 한 번 하는 회의인가 했는데, 회의인듯 회의가 아닌듯  지금까지 회사다니면서 이런 회의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느냐....

우선 저희 본부를 담당하고 있는 본부장님이 지난달 회사의 실적과 앞으로 어떤 계획들이 있고, 어떻게 진행될지 회사업무에 관련한 브리핑을 5분 정도 진행합니다.

그런다음, 전체 인원을 작은 그룹으로 랜덤하게 나눕니다.
엑셀파일에 본부 인원의 이름을 넣고 매크로를 돌려서 5~6명이 한 그룹이 됩니다.
그룹이 정해지면 각 그룹의 리더와 기록자가 선정됩니다.

리더는 말 그대로 해당 그룹의 리더가 되어 회의를 진행하고, 기록자로 선정된 사람은 그 그룹에서 오고갔던 내용을 기록하고 정리해서 그룹내 공유서버에 올립니다.

회의가 끝날 때쯤에 다시 매크로를 돌려서 임의로 2명의 직원을 선출하고, 선출된 2명이 협의해서 다음 달 주제를 선정한 후 본부 전체 서버를 통해 공유합니다.

주제는 이렇게 매달 달라지는 거라서 범위가 정말 넓습니다.
예를들면,
"다른 부서의 사람들과 일을 하며서 어떨 때 스트레스를 받는가?" 같은건데,

-소통이 되지 않아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
-업무내용이나 프로세스도 이해하지 못한체, 의뢰를 해오는 경우

 

이렇게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 받습니다. 이런 주제로 회의를 하다보면 내 입장과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해 받을 수 있는 계기도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떨 땐 내가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되고, 어떨 땐 받는 입장이 되니까요.

 

1년에 12번의 월례회가 진행되는데, 딱 두 번은 이미 정해진 주제로 진행이됩니다.

바로 1월과 12월!

1월에는 자신이 1년동안 집중할 업무적인 목표와 개인적인 목표를 각각 1~2개 발표합니다.
그리고 12월 회의때는 그해 1월에 자신이 발표했던 목표에 대해서 돌아보고 목표대비 어느정도 달성을 했는지, 목표만큼 달성을 못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룹원들과 공유를 하죠.

 

예를 들면, 작년 12월에 나왔던 내용인데,
'1월에 혼자서 캠핑가기와 집 리모델링 계획을 세웠던 직원은 리모델링하느라 돈을 다써서 캠핑은 못 갔는데, 내년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 처럼 개인적인 내용을 공유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스스로는 다짐하는 계기를 가지는 걸 봤습니다.

저는 이번 1월 월례회에서 이번해 목표로
-혼자서도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업무 파악을 하는 것
-자막없이 원피스(일본 애니메이션)를 볼 수 있을 만큼 일본어 실력을 늘리는 것
2가지를 발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시간 내내 일본인의 일본어를 듣고, 일본인과 계속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일본어를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덩달아 생깁니다.
아~~ 일본어는 언제쯤 속시원하게 주고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월례회는 주제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긴 하지만, 가벼운 주제로 진행될때는 농담도 오고가면서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서로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월례회를 하면서 일본인에 대한 편견도 허무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일에는 전혀 관심없다고 생각했던 일본인 직원들이, 신입사원이라 모르는게 많은 저에게 이것저것 알려 주기도 하고,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며 물어보기도 하거든요.

 

이런 점에서 월례회는 회의의 성격보다는 직원과의 교류와 소통이 목적인 것 같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시고, 오늘도 화이팅 하십시요!!

 

오늘도 저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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