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일본회사 서바이벌_ 안전지향의 일본회사

안녕하세요, 2018년 4월에 유학비자로 홋카이도 삿포로에 와서 삿포로랭귀지센터에서 1년 6개월동안 일본어 공부를 한 후 2019년 10월 1일부터 일본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일본직장인78 입니다.

 

얼마전에 근무하고 있는 일본회사에서 처음으로 제가 메인이되어 네트워크 작업을 해봤습니다.
복잡하고, 중요한 작업은 아니었고, 처음 메인으로 수행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당연히 아~~주 단순한 작업이었죠.

회사에서 운용하고 있는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 하는 작업이었는데, 장비는 이미 제가 입사하기전에 선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진행한 부분은 그 이후 단계 부터였습니다. 
 

절차를 정리해보자면,
2019년 11월 초에 변경 작업 계획을 세우고, 장비 발주
2019년 12월 말에 장비 수령
2020년 01월 중순 작업 진행

장비 선정부터 실제 작업까지 헤아려보니 대략 4~5개월이 소요되더군요.

물론 장비를 발주하고 받기 까지의 시간소요는 한국히사나 일본회사나 비슷합니다만, 장비를 받고 난 이후가 달랐습니다.

장비를 받고 거의 한달 뒤에 장비 교체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그 기간동안 대체 뭘 한 것인가 하면, 장비가 이상없는지 검토 하고, 작업하는데 영향이 없는지 검토하고, 새로운 장비의 구성은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검토하고...검토하고...또, 검토합니다!

제가 장비 교체에 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장비 구성내역을 리스트업하면, 그것을  팀원이 다시 한번 검토를합니다. 팀원의 검토가 끝나면 다음으로 팀장님이 한번 더 검토, 그리고 저와함께 전체 팀이 다 같이 모여서 또 한번 더 검토!!
이렇게 몇 단계의 검토가 끝이나야 작업을 진행 할 수 있습니다. 좀 아이러니 한 건 이 검토의 대부분은 장비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이미 진행이 되었었다는 겁니다.

 

그럼, 이렇게 했던 검토를 계속 바복하는건 제가 신규사원이라서 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제가 아니라 다른 팀원이 진행할 때도 작업 진행전까지 돌아가면서 모든 검토가 끝나야 실제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작업은 항상 2명이서 진행 합니다. 아무리 간단한 작업이라도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두 명이 1조가 되어 진행하는데, 각각 작업자와 검토자의 역할을 맡아 명령어를 입력할 때마다 또 한번의 검토가 이루어 지는 것입니다. 

한번은 회의실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선 구성변경 요청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앞에 말씀드린 작업보다 더 간단한 작업입니다. 물리적으로 뭔가를 변경하는것도 아니고 네트워크 장비에 접속해서 명령어 1개만 입력하면 되는 작업이였는데도 2명이서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실제 작업을 진행할때는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면 안됩니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작업 전 만든 작업계획서에 명령어가 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기 위해 명령어를 copy해서 paste해야 합니다. 사람의 손으로 직접 작업을 하다보면 실수나 오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물론 한국에도 이렇게 작업을 하는 회사가 있긴하지만, 대부분 작업계획서를 보면서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기 때문에 이런 저희 회사 방식이 아직 익숙치가 않습니다. ㅠ.ㅠ

 

지금까지 일본 회사에 근무하면서 느낀점은 모든 업무 진행이 신중하고, 아주 꼼꼼하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업무가 진행될때 충분한 처리 시간이 주어지고, 아무리 단순한 작업도 검토의 검토를 반복하는 것이죠.

이건 부서간 업무의뢰를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다른 부서의 업무 흐름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 있도록 한두달 전에 미리 의뢰를 합니다. (아주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메모를 해두지 않으면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이렇게 미리 충분한 시간전에 알려줘서 신중한 업무 처리가 진행되어야 의뢰하는 팀도 결과적으로 업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업무를 처리하면 실수가 적어지는 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답답했었는데, 조금씩 적응이 되가고 있네요.

 

일본의 모든 회사가 업무를 이렇게 진행되는건 아닐테지만, it업계 성격 상 장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더 신중한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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